자신이 주체가 되어 자연에서 뛰어 노는 행복한 어린시절, 남편과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우리는 서울에서 거주 중이다. 게다가 인구밀집도가 높기로 소문난 성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나무와 꽃으로 자연친화적인 단지로 꾸며놨다고는 하지만
화단에 들어가 볼수도 모래를 파고 놀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산으로, 들로, 강으로, 바다로 나가려고 노력한다.
6살, 13개월 이런 꼬맹이를 데리고 자연으로 나가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나가야만 하는 이유가 우리에게는 있다.
우리는 자연속에서 아이들이 가장 편안하고,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안정적일 수 있다고 믿는다.
넘쳐나는 빨랫감에 부모가 조금 힘이 들지라도, 오늘도 짐을 싸서 나가는 이유이다.
처음 자연을 접한 아이는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몰라 멀뚱멀뚱 서 있기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내 돌멩이를 통에 담에 흔들어보기도 하고, 조금 큰 아이는 땅을 파며 놀 수도 있다.
우리 큰 애는 1년동안 매일 같은 곳에서 놀았다.
하지만 단 하루도 재미없어 하거나, 실증을 낸 적이 없다.
비가 오는 날은 물 웅덩이에서 목욕을 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진흙으로 초코 케이크를 만든다.
어떤 날에는 바닥에 누워 두더지가 되어 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지나가던 콩벌레가 친구가 된다.
자연은 매일 변한다. 또한 자연은 살아 있다. 나뭇잎 하나, 작은 돌멩이 하나 똑같은 색과 모양이 없다.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도 살아 있음을 느낀다. 어른들 눈에야 매일 같은 풍경이지만, 아이들 눈에는 매일 새롭고 신나는 일이 가득한 공간이다.
어떤 부모는 자연에 아이를 풀어 놓는 것은 위험하다 말한다.
돌멩이에 넘어져 다칠 수도 있고, 나뭇가지는 너무 뾰족하다.
하지만 안전만 중시하다보면 아이들은 스스로 해볼 기회를 뺏길 수도 있다.
비날씨도 체험해보고, 위험요소도 스스로 파악해 보며 그렇게 아이들은 자연에 적응해 나간다.
오늘은 또 무슨 놀이를 할까 고민하는 순간, 아이의 창의력도 쑥쑥 자랄 것이다.
작은 삽하나, 흙이 묻어도 아쉽지 않을 낡은 운동화를 신고 오르는 작은 산이 우리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배움터이다.